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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과처럼 웃을 때 : 이수진 시집
우리가 사과처럼 웃을 때 : 이수진 시집
- 자료유형
- 단행본
- ISBN
- 9791197643095 03810 : : \9000
- KDC
- 811.6-4
- 청구기호
- 811.6 이775ㅇ
- 저자명
- 이수진
- 서명/저자
- 우리가 사과처럼 웃을 때 : 이수진 시집 / 이수진 지음
- 발행사항
- 서울 : 여우난골, 2022
- 형태사항
- 175 p. ; 20 cm
- 총서명
- 시인수첩 시인선 ; 061
- 기타서명
- 이수진 시집
- 가격
- \9000
- Control Number
- ydul:183727
- 책소개
-
기억에도 없는 흔적들이 돌아오는 순간을 담아내다
이수진 시인의 첫 번째 시집 『우리가 사과처럼 웃을 때』가 출간되었다. 2009년 《현대시》 신인추천으로 등단한 시인은 시와 현실이 전도되는 순간, 즉 현실이 활력을 잃고 멈췄을 때 그 틈으로 시가 등장하는 순간을 섬세한 시선으로 포착해낸다. 유장하게 흘러가는 강물을 보며 “이 바닥의 생리는 잘 모르지만/이 무리들과 어울리는 데는/몸을 바닥에 착 붙여 바닥을 보여주지 않는 데 있다”(「강물」)고 하거나, 활기 넘치는 모란시장에서 팔려가는 개를 보며 “저렇게 막연히 어디론가 실려 가는 것이라면/그 길의 시작과 끝은 어디인가”(「팔려가는 개」)고 묻는 시인의 질문 속에서 현실은 순식간에 얼어붙는다. 그의 시는 이렇게 “무기력을 전하는 게 아니라 기력의 붕괴를 가리키”는 방식을 통해 독자들을 “산다는 것의 곤혹스러움과 엄정함 한복판으로 몰아넣”(2009년 《현대시》 신인상 심사평 중에서)는다. 그 순간 냉소나 환멸 대신 찾아오는 침묵을 놓치지 않는 것이 이수진 시인의 시작(詩作)의 핵심이다.
이번 첫 시집에도 그런 독특한 시선으로 포착된 풍경들이 담겼다. 그리고 시인은 모든 풍경의 끝에서 독자들에게 “우리는 그때/죽음을 열망하며/마지막 꽃잎 잃을 이마에//딱밤 새길 생각으로/웃음을 긴장시키고 있었다”(「우리가 사과처럼 웃을 때」)고 고백한다. 시인이 이 세계의 극점에 다다랐던 것은 세계의 멸망을 지켜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현실의 거짓 웃음들이 무너져내린 뒤에야 ‘우리’에게 다가올 진짜 ‘딱밤’의 순간을 맞기 위함이었기 때문이다. 활기 넘치는 현실의 어느 순간에도 존재하지 않았지만, 시인의 언어가 현실을 얼려 버렸을 때 그 쪼개진 틈으로 전해지는 흔적들. 이번 첫 시집 『우리가 사과처럼 웃을 때』는 그런 ‘기억에도 없는 흔적들’이 돌아오는 순간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