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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시계 : 김종관 시집
부부 시계 : 김종관 시집
- 자료유형
- 단행본
- ISBN
- 9791191914238 03810 : : \12000
- KDC
- 811.6-4
- 청구기호
- 811.6 김923ㅂ
- 저자명
- 김종관
- 서명/저자
- 부부 시계 : 김종관 시집 / 김종관 지음
- 발행사항
- 세종 : 시와에세이, 2022
- 형태사항
- 127 p. ; 21 cm
- 총서명
- 시에시선 ; 061
- 기타서명
- 김종관 시집
- 가격
- \12000
- Control Number
- ydul:183783
- 책소개
-
자연 그대로의 성찰로 삶의 희망을 노래하다
김종관 시인의 첫 시집 『부부 시계』가 ‘詩와에세이’에서 출간되었다. 2018년 『시에』로 등단하고 펴낸 이번 시집에선 삶과 자연에 대한 성찰과 일상에서 끌어올리는 의지의 상상력이 돋보인다.
새벽바람이 목포행 첫차에 올라타 하품을 한다 밤새 종이 봉지를 붙이던 가난처럼
밥 한술에 쉽게 뭉개지던 시절 풀칠을 한 봉지들은 쌀이 되어 돌아와도 형편은 여며지지 않았다 두레상의 빈자리는 뒤란 장독대에 쪼그려 앉아 사발에 출렁출렁 달을 말아 마셨다
큰 봉지 작은 봉지 그때 우린 무엇이든 담고 싶었다 얘들아, 잠이라도 실컷 담아라 어머니 잠은 달지 않아요 웃풍이 잠속으로 드나들어요
점방으로 달려간 봉지는 파래향이 묻은 부채과자와 붕어빵과 코 묻은 동전 몇 닢으로 배를 채웠지만 홀쭉한 봉지에 어머니는 무엇을 담고 있었을까
붕어빵 봉지가 따뜻하다 그때 어머니의 종이 봉지 속에서 우리는 쌀붕어처럼 입술을 달싹거렸다
-「쌀붕어」 전문
시 속에는 또 하나의 생명이 공존해서 삶과 죽음은 시인에겐 적용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발에 밟힌 눈만 감으면 떠오른 얼굴, 시간과 장소와 공간을 통하여 김종관 시인은 ‘꼭 한 분’ 어머니의 영상을 절절하게 읊고 있다.
또한 “태초부터/부부는 맞지 않았다//남편은 아내 보고 맞추라 하고/아내는 남편에게 맞추라 한다//큰 바늘 작은 바늘이/똑딱똑딱 초침을 낳고 살다/늙은 시계가 된다”「부부 시계」는 것처럼 시인의 생활은 곧 시 작품과 함께 성장한다고 한다. 그래서 시 세계를 파고들면 영롱한 자기 마음의 구슬을 만지며 다툼을 잊어버리게 되어서 좋다는데 첫 시집의 진주를 아내의 하얀 목에 걸어주고 싶다고 고백한다.
봄비가 내리는 날//쌀을 씻어 압력솥에 붓고//가스 불에 올렸습니다//솥은 밑바닥이 뜨거워//떨리는 소리로 울기 시작했습니다//세상은 온통//압력을 가한 사람들뿐입니다//순한 보리쌀 같은 사람들은//그들의 밥입니다
-「압력밥솥」 전문
시인에게는 금강석 펜이 있다. 오관 작용에 의하여 직감의 조화에 의하여, 석벽도 철문도 역사도 밀고 뚫고 갈 수 있는 펜, 시대에 따라 사람에 따라 반항하기도 하고 투옥되기도 한다. 「시인의 산문」에서 말하듯 그는 시대의 반항이든, 사회의 반항이든, 사물의 반항이든, 인간과 인간의 반항이든 간에 시간성은 압력솥에서 부글부글 끓지만 결국은 따뜻한 밥이 되어간다. 이 공존은 인간 사회의 윤리적, 정신적, 형이상학적인 기존 질서에 대한 재현 재생을 의미한다. 시인은 반항의 원형 속에서 발버둥을 치며, 아름다운 미래의 형성을 꿈꾸며 나아가고 있다.